2008년 11월 2일 일요일

Spirit of radio - part 5. 토요일 저녁 8시

나는 지금 회사에 있다. 팀장은 어이없게도 토요일까지 야근을 시킨다. 짜증난다. 그리고, 그는 이미 퇴근한 상태이다. 이 일을 해야되는지, 말아야 되는지,.  더욱더 비참한 것은 내 핸드폰은 조용하다는 것이다. 핸드폰의 밧데리가 나갔는지 체크할 정도이다. 그럴 때 마다 핸드폰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. 더 비참하다. 여자, 없다. 놈들, 영업하는 친구들이 주로 전화하고 결혼하거나 여자 친구 있는 것들은 절대 먼저 연락할 일 없다. 여자 친구 없는 놈들은(나를 포함해서) 먼저 연락하면 자신이 비참해 보여서 연락을 잘 안 한다. 그나 저나, 팀장이 시킨 일은 약발 없이는 되지 않을 듯 싶다. 라디오를 켠다.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는 쓸데 없는 잡담이나 엽서 사연 70%에 가끔 노래 몇 곡씩 틀어주는 포맷이다. 그 중 노래 소개 정도만 자막으로 나오고 non stop으로 음악만 죽어라 트는 [Get me high, Baby!!]로 채널을 돌린다. 오늘은 계속 RATM 이나 Limp bizkit 류의 음악을 튼다.

2~3분 동안에는 아무 것도 안한다. 머리 속에서 이 일을 어떻게 할 지 곰곰히 구상만 할 뿐이다. 베이스 드럼에 맞추어 나의 발이 움직이고 Hi hat소리에 볼펜을 까닥거린다. 그와 동시에 스크래치 소리에 마우스의 스크롤을 따라 움직인다. 구상이 끝난 다음에는 일에 집중한다. 음악 소리는 몸 속의 피를 펌프질 하고 아드레날린을 분사시킨다. 음악의 리듬은 타자 소리와 synchronized 되고, 가볍게 head banging도 한다. 혼자 무언가를 중얼거리는데 맘 속은 초조해진다. 시계를 보니 8 40분이 되었다. 늦을 뻔 하였다. 나의 유일한 희망, 로또. 오늘은 기계로 추출한 번호로 6,000원 어치 샀다. 방송이 시작 되었다. 어찌나 시작될 떄의 진행자 표정, 관객 표정, 도우미 표정들은 하나같이 밝단 말인가? 나 역시 좋은 예감이다. 특히 도우미의 스타킹 신은 각선미가 나를 꿈 속에서 자극 시킬 정도다.

~~  번호 부르는 구나! 아싸

 

~~~ 7

, 행운의 2등 기대해 본다.

13

, 3등도 괜찮지.

22

어 하나 있다. 3등 좋아 3

23

이쒸, 머 이런 데서 번호가 연속으로 나와!

24, 악 안되.

45

 

마지막으로 행운의 숫자 44

 

 

어떻게 복권 3개 사서 번호가 하나 맞는단 말인가? 젠장. , 일하기 싫어  누군가 MSN으로 말을 걸어온다. 친구 놈이다. 나랑 비슷하게 아직 총각인 놈이다.

[복권 됬냐?]

라고, 물어보면 이 친구는

[알 수 없지.]

 

안 된 거 뻔히 알면서 이 자식은 이런 식으로 대답을 고수한다. 만약 되었을 때에도 자신은 똑 같은 대답을 한데나   암튼 대충 대화 끝내고 계속 음악 들으면서 대충 일을 마무리 할 무렵에 팀장이 전화로

[아직, 회사 있냐?]

 

라고 물어본다.

 

그렇다고 대답하자,

 

 [아까 그 일 하고 있어?]

 

역시 그렇다고 대답하니

 

[다 했냐?]

 

거의 다했다고 하니,

 

[집에 가면서 생각해보니,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해야겠더라구 그래서, 지금 한 거를 좀 고쳐야 겠는데  물론 완전히 다시 파일을 만들라는 것은 아니니 너무 좌절하지 말구. 내일 내가 회사 잠깐 나올 테니 .. 음 자네 내일 약속 있나? 잠깐이면 될 거 같은데]

 

~~  짜증이다. 폭발 일보 직전이다. 라디오에서는 Limp bizkitHot dog flavored water가 나온다. Fucked up me, Fucked up YOU!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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